길을 걷다 만난 여행객의 이야기다 .
하도 그 행색이 기묘해 기억에 남았다.
처음부터 그와 안면을 튼 것은 아니었다.
어쩌다 보니 가는 길이 같았지만 반나절은 대화 없이 걸었다.
그는 행색이 아주 특이했는데 선그라스를 쓰고 횃불을 들었다.
나는 그 모습에 호기심이 일었지만 굳이 말을 걸지는 않았다.
그러다 숲으로 들어가자 그가
“이 숲은 정말이지 어둡구나“
하면서 횃불을 치드는게 아닌가
결국 나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말을 걸었다.
“ 실례지만 어두우시다면 선그라스를 벗으시면 되는것이 아닙니까?“
그가 말하길
“이렇게 어두운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
“선그라스를 벗으시죠 여기는 그렇게 깊은 숲이 아닙니다 아주 밝아요“
“이보세요 쓸데없는 소리 말고 길이나 가시죠 천이라니 .”
화가 난 그가 소리쳤다.
“내가 선그라스를 한 것과 어두운 것도 구분 못한다고 보는 거요? 사람을 바보로 보는 것도 아니고”
그러곤 그는 몸을 돌려 그대로 가버렸다.
나도 굳이 그를 쫓아가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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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숲. 장지 위 수묵수채. 130.3x89.4 cm. 2020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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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숲. 장지 위 수묵수채. 91.0x73.5cm . 2020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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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숲. 장지위 수묵수채. 45x31.5 cm. 2020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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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여행자. 화선지 위 수묵수채. 61.0x45.5 cm. 2024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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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여행자. 화선지 위 수묵수채. 36.0x35.0 cm.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