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죄
 
대낮에 이상한 여행객이 있었다.
그녀는 색이 아주 특이했는데 우아한 옷에 시커먼 안경을 쓰고
등불을 들고 있었다.
등불을 비추며 걷는 모습에 밭을 매던 농부가 그녀에게 물었다.
이렇게 대낮에 등불을 들고 다니는 이유가 뭐요
 그녀는 짜증을 냈다.
지금 보면 몰라요?“
농부는 이해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그 시커먼 안경을 벗으면 되는 것 아닌가
나는 내가 뭘 쓸지 정할 자유가 있어요
그래도 앞이 안보일 정도면 쓰지 말아야지
제 자유를 억압하시려 하네요
그녀는 그러곤 대화하기 싫은 듯 고개를 돌렸다.
농부도 머리를 글적였을 뿐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계속 등불을 들고 걸었다
목적지까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지만 숲이 이어져 험난한 길이 이어졌다.
결국 위태롭게 길을 걷다 그만 나무 뿌리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무릎이 까져 피가 났고, 그녀는 그 자리에 앉아 화를 냈다.
이게 다 이 나무 때문이야!”
화가 난 그녀는 마을로 내려가 경찰을 불렀습니다.
저는 끔찍한 폭력을 당했습니다! 도와주세요!"
경찰은 헐레벌떡 사건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본 것은 오래된 나무 한 그루뿐이었다.
경찰은 황당한 얼굴로 물었다.
나무는 움직일 수도 없는데 어떻게 처벌을 합니까?”
 
그건 알아서 해야죠, 내가 누군지 알아요? 책임자라도 체포하세요
무릎에 피가 나는 게 안 보이냐고요!”
하지만 나무에는 책임자가 있을 리 없었다
그 나무는 마을의
가장 나이 든 노인보다도 오래된 나무였다.

그건 그냥 나무입니다. 책임자 같은 건 없어요.”
내가 지금 장난으로 보이나요? 이 나무는 책임을 져야 해요!”
거 참, 애초에 왜 이런 시골에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오셨습니까?”


그날 밤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았던 그녀는 마을 근처 호수에 멈춰 섰다.
그녀가 질질 끌고 온 것은 기름통 이었다
아주 무거웠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그녀가 그만큼 화가 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점이기도 했다.

"기분 나쁜 마을이야

호수에 기름을 부으며 중얼거렸다.
모든 문제가 이 망할 마을에 오면서 생겼다.
그 망할 나무 때문에 아직도 무릎이 아프다.
그 망할 경찰은 나무를 없애지 않았다.
이 망할 동네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아무도 자기를 도와주지 않는다고 느꼈다.
그녀는 기름에 불을 지르며 자신이 당한 일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해야 한다고 중얼거렸다.

"기분 나쁜 마을이야"
 
마을 사람들은 한밤중에 놀라 뛰쳐 나왔다.
사방에 불이 붙었고 건물들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우왕 자왕하는 사이 누군가 외쳤다.
저 사람이 불을 질렀다.!!“
 
순간 모두의 시선이 돌아갔다.
거기엔 횃불을 든 사람이 서 있었다.
그녀는 외침에 화들짝 놀라 달아나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쫒았다.
 
그녀는 황급히 도망쳤지만 이미 도망치기엔 늦어버렸다.
하는 수 없이 강 위에 있던 나룻배로 도망치려 했지만
성난 마을 사람들은 강으로 뛰어 들어 그녀를 쫒았다.
그녀는 저항했지만 큰 의미는 없었다.

  
한편 모두가 범인을 잡는데 급급해 아무도 불을 끄려 하지 않았고
마을 사람들이 그녀를 쫓을 동안 마을은 잿더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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